누군가와 함께 지내다 보면
아무리 좋은 점이 많고 맞는 부분이 많은 사람이어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맞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같은 집에서 같이 태어나 같은 생활을 한 쌍둥이 형제자매도 싸운다.
하물며, 생활도 환경도 모든 게 다른 사람이 완벽하게 맞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로 맞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저 사실로서 받아들이고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맞추어가는 것이다.
군대처럼 강압적인 조직이라면 그저 명령과 복종으로
상부의 가치관을 하부가 명령으로써 따르도록 하면 그만이다.
그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도 그저 계급으로 규칙으로 누르면 그만이다.
직장에서의 관계라면 서로 업무에 지장이 없다면
그 이상의 행동에 내가 관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연인이나 친구의 관계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나는 그 사람과 좋은 감정을 공유하고 싶다.
하지만 나의 생각을 강요할 수 없다. 사실상 다른 사람이자 남이기 때문이고,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나의 가치관에 너무 맞지 않는 일을 한다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경우에는 '협상' 혹은 '세뇌'랑 비슷한 그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다.
마냥 '너 지금 이거 해야 돼', '왜 안해?'라고 하기 보다는
'나는 너랑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지만 너의 이런 행동은 앞으로 우리의 관계에 있어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거 같아' 라는 뉘앙스로 얘기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 제안은 당연히 상대방이 납득할 만큼 합리적이어야 하고,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기위한 배려와 상대방의 현재 상황을 고려한 관찰도 필요하다.
이게 위에서 말한 '협상'이다.
그리고 '세뇌'도 같은 맥락이다.
어감이 조금 안 좋지만, 세상에 한 번 말해서 그 중요함을 한 번에 이해하는 사람만 있다면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한 번에 말해서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
위에서 말한 그 이야기들을 잊을 만할때쯤, 혹은 일이 생겼을 때쯤 몇 번이고 얘기하다보면
자연스레 앞으로의 인생이 그쪽으로 바뀌는 사람들이 있다.
틀린 얘기도 아니고, 나를 걱정해서 해주는 얘기라는 것도 알겠고, 나한테 꼭 필요한 거란 것도 알지만
그저 실행이 늦은 사람들일 뿐이다.
이런 일들을 실제로 하려 하면
시간도 많이 들고 감정 소모도 크다.
그리고 나도 사람인지라 귀찮다.
그럼에도 이렇게라도 나의 생각을 전하려는 건 그 사람이 좋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사람들의 대화능력이 나날이 부족해지는 것 같다.
인터넷의 영향인지 성향도 다소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 같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싶어하지도 않고,
다소 냉소적이며 감정과 시간을 쓰는 것을 꺼려한다.
'너 대화가 안 통하네? 손절.'
상대방이 좋다면 같이 잘 지내고 싶다면
어느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이유는 안전을 추구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내 삶에서 제외함으로써
내가 마음의 상처를 덜 받아도 되고, 불필요한 감정과 시간 소비를 줄일 수 있으니)
마무리를 하려 했으나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래도 나의 뜻이 전해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많은 걸 서로 맞췄지만 맞춰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렇다면 보통 둘 중 하나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는 그 사람이 좋아서 혹은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그 사람이 바뀌는 것을 포기하고 그저 받아들이고 사는 경우.
두 번째는 관계의 마무리이다.
여기서 선택의 문제가 생기는데 그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해주는가?'
'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바뀔 의지가 있는가?'
'이 사람은 어느 정도나 우리의 관계를,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이런 생각들을 골고루 해보고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저 받아들이고 같이 지내는 것이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 과감하게 관계를 끊을 용기도 필요한 것이다.
나만 이 관계를 위해 발버둥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면피에 대한 생각 (1) | 2024.01.14 |
---|---|
내가 왕년에는 말야 (1) | 2024.01.14 |
이번 연도 나의 영어공부 계획 (0) | 2024.01.10 |
닳아 없어지도록 쓰자 (0) | 2023.10.01 |
좋은 점을 보는 사람 (0) | 2023.08.20 |
230726 오늘의 목표는.. [푸시업/풍향계/이불빨래] (0) | 2023.07.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