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갔다왔다.
너무너무 좋았고, 너무너무 피곤했다.
여행을 가면 반드시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있다.
아무리 좋아서 가는 여행이라 한들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길도 많이 헤매게 되고
맛있을지 아닐지 모르는 음식을 먹는 것도 걱정이다.
평소보다 활동량도 많고 긴장도 하게 돼서 피곤하기도 하다.
입장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꼭 여행을 가보고 싶어 여행을 추진한 사람은
좋은 점을 많이 느낄 것이고
불편한 게 있어도 감당할 수 있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가자고 해서 별 생각없이 따라간다고 한 사람은
좋은 점보다는 불편한 점이 더 많이 느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행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여행에 사용하는 예산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이유로
여행에는 반드시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공존한다.
그렇게 여행을 가면 사람이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불편하고 힘들지만 좋은 점을 보고 같이 즐거운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유형과
불편한 점을 하나하나 얘기해가며 투덜거리느라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는 유형.
세세하게 나누면 더 많지만 크게는 저렇게 나눌 수 있을 거 같다.
근데 불평불만 하는 후자의 사람들도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인지라
어느 정도는 불평을 안 하려고 하지만
그게 참아지질 않나보다.
자기 입장에서는 조금씩 최대한 기분 안 나쁘게 표현한다고 하지만
쪼끔쪼끔씩 새어나오는 불평을 듣다보면
같이 간 사람도 덩달아 짜증이 난다.
그러다보면 울컥해서 서로 분위기가 어색해지기도 하고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잘 풀리면 얘기하고 화해하고 다시 잘 여행하겠지만
안 풀리면 그걸로 여행을 통째로 망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인생 사는 데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안 좋은 점과 좋은 점이 분명히 있다.
누구나 불만은 있고 누구나 완벽하게 만족하지는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을 보려는 사람과
마냥 불평만하고 남탓만하면서 비관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똑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데
전자의 사람을 만나면 "앞으로 뭘 더 할 수 있지?", "이러이러한 걸 하면 좀 더 좋아질 수 있겠구나."라는 의욕이 생기고
후자의 사람을 만나면 그냥 내 인생이 아무 쓸모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진다.
가끔 본인들이 하는 불평을 건설적인 비판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막상 들어보면 말의 느낌이 다르다.
드라마 '슬기로운 깜빵생활'에 그런 장면이 나온다.
누명을 써 감옥에 수감된 유대위가 날을 세워가며 방 사람들과 같이 잘 지내기를 거부하는데
그 와중에 즐거워 보이는 제혁을 마주친다.
유대위가 교도소 체질인 것 같다며 제혁을 비꼬는데
제혁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나도 하나도 안 즐거워. 나도 너처럼 매일매일이 억울하고 화나. 근데 어떻게 계속 그렇게 살아. 계속 그렇게 못 살아. 여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살아야 하니까 이러는 거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으니까. 유대위님, 대위님 억울한 건 잘 알겠는데 살고 싶으면 그 화를 다스려야지. 안 그러면 못 버텨. 못 산다고."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였지만 이 장면은 그렇게 공감가는 장면은 아니었다.
그냥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 건지
사람을 이리저리 만나봐서 그런 건지
어느 순간 저 장면이 떠올랐고
다시 찾아본 후에는 너무 좋은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다같이 힘든 인생 사는 입장이고
누구나 힘든 일이 있는데
나만 힘들다는 듯이 불평하면서 예민하게 살다보면
나는 나아지는 게 없으니 더 짜증이 나고
주변 사람들까지 짜증나게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어떤 면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지고
주변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 살게 된 거
가지 못한 것에 투덜거리기보다는
그래도 좋은 부분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을 바라보며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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