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때인가 디아블로2를 처음 했다.
처음엔 순수하게 스토리를 즐기며 게임을 했다.
새로 나오는 몬스터에 겁먹고
지금 무기보다 쪼끔 더 좋아진 무기에 즐거워하고
얼마 안되지만 조금씩 쌓이는 골드나 레어아이템에 뿌듯해 했다.
그렇게 한참 다른 게임을 했었고
고등학교 때쯤 다시 게임을 했다.
예전만큼 인기가 있던 건 아니었지만
옛 추억에 다시 게임을 켰었다.
그리고 같이 간 친구가 쩔을 해줬다.
버스를 태워준 거지.
둘이 같이 파티를 맺고
나는 열심히 쫓아다니며 나오는 아이템만 주워먹었다.
노말 액트1부터 헬 액트5까지 친구가 순식간에 클리어를 한 후에
헬 카우방을 몇 번 열어서 깼더니 레벨이 어느새 만렙이 돼 있었다.
그 때는 내가 99레벨을 찍었다는 희열이 나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헬 액트3에서 메피스토만 잡으러 다니면서 아이템을 맞추고
카우방을 돌아다니며 가끔 나오는 참이나 보석을 모아서 팔면서 게임을 했다.
그게 1주일 정도 됐었던 것 같다.
그 후에 디아2하고 싶다고 쩔해달라는 친구를 한 번 도와주고
나는 게임을 접었다.
재미가 없었다.
그때는 그냥 재미가 없어서 그만 뒀다.
이제 와서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게 게임을 하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즐겁지도 않은데 눈빠지게 메피스토 잡으면서 아이템만 맞추고
다 한 방에 죽는 몬스터들 보는 것도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었고
꼭 맞춰야 한다는 템 셋팅을 맞추기 위해서 그 반복작업을 하고 있는 게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하다보면 또 시간은 엄청 잘 갔었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요새 인터넷에서 보는 사람들이 약간 그런 느낌이다.
개인의 가치관이 사라진 느낌.
그냥 남들이 하니까 하고,
유튜브, 인스타 등 인터넷에서 본 게 정답인 듯 살아가는 느낌.
남들이 하는 걸 따라하는 건 상관없다.
그를 통해서 점점 자신의 가치관을 찾아나가야 하는데
그냥 그 늪에 빠져버린 듯이 인터넷에서 본 게
모든 인생의 기준인 것 마냥 살아가는 것 같다.
기준이 항상 본인 수준에 비해 높고, 현실을 덜 겪어봤다.
그러다보니 항상 삶이 부족하다 느끼고 부족함에 화를 많이 낸다.
요새 디아블로4가 나와서 문득 디아블로2를 하던 내 모습이 생각이 났었는데
그 모습이 요즘 사회의 모습과 다름이 없는 것 같아서 글을 써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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