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느낀점
오늘 주제는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
도전 관련된 이야기다.
우리는 많은 곳에서 동기를 부여 받고
여러 방면으로의 탐색과정을 거치고
약간의 설렘과 불안함을 안고 도전을 한다.
하지만 도전까지는 좋았으나
익숙해지기도 전에
갑자기 많아진 직장 업무에 밀리고
학교 숙제가 많아 밀리고
안 아프던 배가 아파 병원에 갔다와서 밀리고
약 먹었더니 컨디션이 안 좋아서 밀리고
친구가 불러서 술 한잔 하다가 밀리고
날씨가 좋지 않아 밀리는 등 한두 번 우선순위에서 밀리다가
어느 순간에는 힘들게 도전한 일을 그만두게 된다.
나는 이러한 과정이 우리 인생에 많은 낭비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장비를 사는 데에 드는 금전적 비용
인터넷 찾아보고, 주변에 물어보고, 장비 사려고 알아보느라 보낸 시간
나는 왜 일을 시작해놓고 제대로 이룬 게 없는가에 대한 자책감
물론 시도했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둘 만한 일도 있지만
그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다 실패했을 경우에나 하는 말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도가 올바르게 마무리지어지지 않으면
잃는 게 더 많다.
나의 인생도 그렇게 대충 얼버무려진 시도가 한가득 있다.
사진찍겠다고 샀지만 폰카가 더 편해서 안 쓰는 카메라도 있고
캠핑하겠다고 샀지만 번거로워서 안 쓰는 텐트도 있고
피아노학원도 좀 다니다 말았고
킥복싱도 도전한다고 3개월 끊었다가 며칠 나가고 말았고
요리하겠다고 재료 사놓고 안 하고 썩히고
헬스장 다니겠다고 끊었다가 며칠 안 나갔고
영어회화도 매번 시도하지만 매번 실패했다.
이런 시도와 실패들이 계속 생기다보니 거기서 나오는 손해도 손해지만
마음이 실패에 물들어있더라.
나는 실패하는 게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보니 자리잡고 있더라.
어느 정도 나이가 생기고 직장을 가지고 가정을 이루게 되면
도전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
일단 생활에 치여 도전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 들지를 않고
퇴근하고 집오면 7시, 저녁먹으면 8시 반, 씻고 뭐하면 9시 반, 집안일등 해야할 일도 하고, 내일 아침 나가야 하니까 너무 늦게 자면 안되고 그러면 실질적으로 내가 취미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많이 없다.
그래서 한 번 한 번의 시도와 도전을 그저 허공에 날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면 시도를 안 하는 게 좋은 것일까?
아니다 결국 새로운 시도만이 나의 하루하루를 바꾸고 나를 바꾸고 나의 삶을 바꾼다.
다만 위와 같은 방식으로 그만둘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룬 다음에 그만두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물론 가장 좋은 건 끝까지 가보는 것이지만 지금은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만 얘기하려 한다.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 10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면 2~3개 정도만 넘어보고 끝내는 것이다.
첫 번째 산이든, 두 번째 산이든 산을 오르다 마무리하지 말고, 산을 넘은 다음에 끝내는 것이다.
기타로 치면 '내가 어떤 곡이 나와도 기본적인 코드들은 다 연주할 수 있게 만든다!'
공부로 치면 '내가 고1과학 강의 다 듣고, 복습 한 번 하고, 문제집 한 권까지는 다 푼다!'
자격증 공부라면 '이 자격증은 딴다 내가!'
배드민턴이라면 '내가 열심히 해서 대회에서 1승 한 번 하고 온다!'
큰 목표를 이루기 전 중간 목표를 하나 설정하고 그걸 이뤄낸다는 느낌이다.
그러면 남는 게 생긴다.
지식이든, 익숙함이든, 성과든, 사람이든 뭔가 남는 게 생긴다.
그리고 그건 앞으로의 인생에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시도가 어려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내 경우가 그렇다.
'시작하면 이런이런 준비는 필요할 거고 시작했으면 어디어디까지는 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아예 시도 자체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땐 시도를 조금 가볍게 해보자.
산 탄다고 등산화, 폴대, 모자부터 사지 말고, 그냥 가지고 있는 옷과 장비로 올라보자.
사진찍는 게 하고 싶으면 전문 카메라 말고 폰카로 계속 찍다가 부족해지면 미러리스든 DSLR이든 사자.
운동이 하고 싶으면 홈트부터 하다가 집에서 할 수 있는 무게가 모자라면 헬스장을 다녀보자.
그림이 그리고 싶으면 그냥 연필이든 볼펜이든 종이 꺼내놓고 뭐라도 그려보자 그러다가 더 잘 그리고 싶으면 학원을 끊자.
처음 하는 거니까 당연히 잘 할 순 없겠지만
'오늘은 그저 체험하는 날일 뿐이다.'
'더 하고 싶더라도 정기결제는 오늘 하지 않는다.'
'제대로 배울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한 달만 다녀보자'
이런 마인드로 가볍게 시작하는 게 좋다.
처음은 있는 걸로 가볍게 시작해보기, 하루만 체험해보기
다음은 첫 단계를 꾸준히 반복하기(기간은 셀프입니다)
다음은 그래도 재미있고 하고 싶고 해야할 것 같으면, 제대로 공부를 시작해보기, 시간이든 돈이든 부담스럽지 않게
다음은 위 단계를 꾸준히 반복하기
다음은 조금은 돈 좀 써도 괜찮으니 제대로 공부해보기
다음은 역시 위 단계를 꾸준히 계속 해보기
다음은 성과를 이뤄보기
다음은 본인이 생각하고 판단해보기
대충 정리하면 이런 느낌일까?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꾸준함이 포인트다.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좀 길어졌다.
아무래도 내가 실패한 기억이 많아서 예를 좀 많이 들다보니 좀 길어진 모양 ㅎㅎ
요약하면
'하나하나의 도전은 소중하니 허투루 버리지 말고 무언가 남기기를 바람'
덧붙이는 말, 참고로 빨리 벗어나야 하는 일도 있더라.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도박, 담배, 술, 약물중독 등은
익숙해질 생각 말고 그냥 빨리 그만두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봤을 때 내 인생에 도움이 안 될 거 같은 일은 그냥 내 인생에서 빼버리는 게 좋다.
생각은 본인몫! ㅇ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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