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는 Pantti라는 제도가 있다.
이걸 제도라고 해야 하나
'Pantti'는 핀란드어로 보증금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여행을 갔을 때
날마다 물을 서너 통씩 사 마시고
맥주를 몇 캔씩 먹다보니 재활용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이걸 봉지에 담아서 모아서 냅둬야 하나'
'재활용 쓰레기는 어떻게 버리지'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아래 사진과 같은 마크를 발견했다.
Pantti 0.20유로
분명 뭔가.. 돌려준다는 것 같다!
그 우리나라에 소주병 갖다주면 100원 돌려준다는 그거랑 비슷한 거 같다!
게다가 0.2유로면 300원!
국외에서 이런 거 왠지 안 될 거 같은데다
사리셀카 지역은 좀 외진 곳이라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네이버에 'Pantti'를 검색해봤는데
핀란드에서 사시는 분이 적어놓은 글을 발견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한 게 맞았다!
보증금 반환 제도가 있다~
비닐을 떼지 않고 마켓에 있는 기계에 넣으면 해당 금액만큼의 티켓을 주는데
그 티켓으로 그 마켓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핀란드 마켓에 있다고 한다.
'이게 된다고?' 라는 생각을 하며
방에 있는 재활용쓰레기들을 봉투에 바리바리싸들고 K마켓으로 갔다.
공항 갈 때, 비행기 이륙할 때, 숙소 처음 갔을 때보다 훨씬 신나있었다.
그리고 구글 번역기에 이렇게 적었다
'재활용기계(Pantti)는 어디에 있나요?'
이렇게 적어서 직원을 보여주니
Ground floor에 있다는 것이다.
이게 마켓 정면 모습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마켓이 있는데
계단과 계단 사이에 보이는 저 통로로 들어가면 그라운드플로어다.
들어가서 두리번두리번 살펴보다보니
왼쪽 편에 저런 기계가 있다.
'오 인터넷에서 봤던 그거다'
흥분*흥분 상태
곧장 들어가 작동을 시켰다
사진은 못 찍었는데 조작은 간단했다
언어를 영어로 바꾸고 스타트 버튼인지 뭔지 누르고
집어넣기만 하면 됐다.
그림도 나와서 이해하기 편했다.
이게 작동 영상이다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영상에서도 느껴지겠지만
남자둘이서 핀란드 눈의 도시 라플란드에 가서 재활용쓰레기 반납하는 것 치고는
상당히 즐거워하고 있다.
실제로도 엄청 즐거웠다.
사리셀카에 남은 정말 큰 추억 중 하나다.
재활용쓰레기를 다 넣으면 저런 티켓이 나오는데
기계가 설치된 마켓에서 사용 가능하다.
우리는 5.1유로, 약 7600원 정도의 티켓을 받았다.
이 때까지도 살짝 불안했다.
이걸 보여주면 과연 결제가 될까?
우리는 큰 물 두 개, 작은 물 두 개를 샀고
티켓을 내밀었다.
그랬더니 캐셔분이 딱 5.1유로 나왔다.
결제가 끝났다라며
가면 된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크으으으... 이야...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그 희열이 느껴진다.
국외에 나가서 솔직히 관광지 돌아보고
멋진 경관을 보고 멋진 건축물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희열을 느낀 적은 있었지만
이건 또 다른 영역이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기쁨이란 게 이런 걸까?
솔직히 여행을 가면 나는 여행지를 찾아 돌아다니기에 바쁘다.
하지만 그 곳도 사람이 사는 동네인 만큼
돌아가는 룰이 있고, 독특한 제도들도 있다.
그런 것들을 이해해보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이 될 것 같다.
(물론 누가 알려주지 않고 직접 찾아봤고 성공했다는 것이 영향을 줬겠지만 말이다)
앞으로도 여행을 간다고 하면
유명한 곳도 찾아다니면서
중간중간 다른 문화, 다른 삶의 방식들을 찾아서 관찰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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